파킨슨병 초기증상은 미세하게 시작되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관리를 시작하면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노화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오늘은 놓치면 안 되는 파킨슨병 초기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파킨슨병 초기증상 주요 운동 증상
파킨슨병 초기증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운동 증상입니다. 운동 증상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아요.
떨림, 가만히 있을 때 더 심해지는 이상한 증상
파킨슨병 초기증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떨림입니다. 하지만 모든 떨림이 파킨슨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파킨슨병의 떨림은 ‘안정 시 진전’이라고 불리는데,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주로 나타나고 손이나 다리를 움직이면 오히려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치 손가락으로 작은 알약을 굴리는 것 같은 모양을 보여서 ‘환약 말이 떨림’이라고도 불러요.
떨림은 보통 한쪽 손에서 시작되어 점차 다른 쪽 손, 팔, 다리로 퍼져나갑니다. 턱, 혀, 이마, 눈꺼풀에서도 떨림이 나타날 수 있고요. 정서적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면 떨림이 더욱 심해지고, 수면 중에는 완전히 사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환자들은 떨림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병이 진행되면서 근육이 더욱 경직되면 오히려 떨림이 덜 분명해지기도 한다는 거예요.
경직, 마치 로봇처럼 뻣뻣해지는 몸
파킨슨병 초기증상으로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 증상도 자주 나타납니다. 근육이나 관절의 문제로 오인되기 쉬워서 많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았다가 나중에 신경과 진료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아요. 팔이나 다리를 펴려고 해도 잘 펴지지 않고, 마치 누군가가 반대 방향으로 밀거나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집니다.
경직은 몸 전체에서 나타날 수 있어요. 목, 어깨, 등, 허리, 무릎 등에서 근육이 조이거나 당기는 느낌이 들고, 부위에 따라 두통, 허리 통증, 다리 통증,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특히 얼굴 근육에 경직이 생기면 웃거나 찌푸리는 표정을 짓기가 어려워져서 얼굴이 점점 무표정해지는 특징을 보여요. 주변 사람들이 “요즘 표정이 왜 그래?” 하고 물어본다면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동, 모든 동작이 느려지는 답답함
서동이란 몸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단추를 끼우거나 글씨를 쓰는 것처럼 미세한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고, 양치질이나 신발 끈 묶기 같은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돼요. 글씨를 쓸 때는 글씨체가 점점 작아지고 삐뚤삐뚤해지는 ‘소자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눈 깜박임, 얼굴 표정, 걸을 때 팔 움직임, 자세 변경 등의 동작 횟수와 크기가 전체적으로 감소합니다.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지고, 말소리가 작아지며,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워져요. 많은 경우 환자 본인은 이런 변화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지적을 받아야 비로소 알게 됩니다. 젊은 사람들에게서는 서동을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든 어르신들의 경우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져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놓치기 쉽습니다.
자세와 보행의 변화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목, 허리, 팔꿈치, 무릎 관절이 구부정하게 구부러진 자세가 됩니다. 몸의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자주 넘어지는 자세 불안정 증상도 나타나는데, 이는 초기보다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많이 관찰돼요. 걷기 시작할 때나 걷는 도중에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아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보행 동결’ 현상도 환자들을 무척 괴롭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는 전조증상
파킨슨병 초기증상이라고 하면 떨림이나 경직 같은 운동 증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런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약 10년 전부터 비운동성 전조증상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전조증상들을 잘 알고 있으면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후각 저하, 냄새를 잘 못 맡게 되는 변화
파킨슨병 환자의 최대 95%는 음식 냄새나 향수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 저하를 경험합니다. 이는 파킨슨병 초기증상의 중요한 신호일 수 있어요. 평소 좋아하던 음식의 냄새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향수나 꽃향기를 예전만큼 잘 맡지 못한다면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후각 저하는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의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렘수면 행동 장애, 잠꼬대와 헛손질이 심해지는 밤
렘수면 행동 장애는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입니다. 정상적으로는 렘수면 기간 동안 근육이 이완되어 움직임이 없어야 하는데, 이 장애가 있으면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게 돼요. 수면 중에 심한 잠꼭대를 하거나 헛손질, 헛발질을 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25년 8월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 장애의 유무가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렘수면 행동 장애가 동반된 파킨슨병은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몸에서 시작되는 유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불면증도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이에요.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수면 장애가 지속된다면 다른 증상들과 함께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화기 증상과 자율신경계 이상
변비는 파킨슨병 초기증상 중 하나로, 장 운동 이상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특히 변비를 포함한 배변 문제는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특별한 이유 없이 변비가 지속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면 다른 증상들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빈뇨나 소변 장애 같은 배변 장애도 나타날 수 있고, 성 기능 장애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도 자율신경계 이상의 하나로,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핑 도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파킨슨병 초기증상일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어요.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 호흡 부조화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 변화
우울증이나 불안 같은 정신 증상도 파킨슨병 초기증상으로 중요합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50% 정도는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쉽게 화를 내고, 무력감을 느끼는 증상들이 계속된다면 다른 신체 증상과 함께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얼굴 표정이 줄어들면서 무표정해지면 우울증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인지 기능 저하도 주목해야 할 증상입니다. 전체 환자의 40% 정도는 초기에도 인지 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나는데,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집중력이 감소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어요. 파킨슨병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는 질병 후기에 치매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피곤함과 무력감
절반에 가까운 파킨슨병 환자들이 휴식으로 사라지지 않는 지속적인 피로감을 겪습니다.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팔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며,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다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해요. 계속되는 피곤함과 무력감, 팔다리의 불쾌한 느낌도 파킨슨병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초기증상 체크리스트와 대처법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보고,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신경과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파킨슨병 초기증상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아래 표는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입니다. 각 항목을 체크해보세요.
| 떨림 | 편안히 앉아 있을 때 한쪽 손이 떨린다 | |
| 떨림 | 손을 움직이면 떨림이 줄어든다 | |
| 경직 | 팔다리가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 |
| 경직 | 목, 어깨, 허리가 자주 결리고 아프다 | |
| 서동 | 단추 잠그기, 글씨 쓰기가 어렵다 | |
| 서동 | 얼굴 표정이 줄어들고 무표정해졌다 | |
| 자세/보행 |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자주 넘어진다 | |
| 자세/보행 |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다 | |
| 비운동 증상 |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 |
| 비운동 증상 | 변비가 지속되고 소화가 안 된다 | |
| 비운동 증상 | 잠꼬대가 심하고 헛손질을 한다 | |
| 비운동 증상 | 이유 없이 우울하고 무력감이 든다 | |
언제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요
위 체크리스트에서 3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파킨슨병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안정 시 떨림, 움직임의 둔화, 근육의 경직, 자세 불균형, 보행 장애 등이 의심되면 빠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파킨슨병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파킨슨병 환자 중 약 10~25%가 파킨슨병을 앓았던 친척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전체 환자의 5~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뚜렷한 원인 없이 발병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파킨슨병 초기증상이 의심될 때 병원에서는 주로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특별한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는 따로 없고, 신경과 전문의의 자세한 문진과 신체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확인하게 돼요. 전문의의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한 진단법입니다. 필요한 경우 뇌 MRI나 PET 스캔 같은 영상 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여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도 합니다.
조기 관리의 중요성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조기에 발견하여 관리를 시작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근육의 경직을 완화하고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요.
파킨슨병은 만성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에요. 가족들도 환자의 작은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함께 극복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파킨슨병 초기증상은 미세하게 시작되고 천천히 진행되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떨림, 경직, 서동 같은 운동 증상과 후각 저하, 변비, 수면 장애 같은 비운동 증상을 잘 알고 있으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노화와 비슷한 증상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세요.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빨리 발견할수록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늦추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오늘 알려드린 증상들을 잘 기억하시고,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