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판 항소심 징역 1년 6개월 구형, 10월 23일 선고 전 꼭 알아야 할 쟁점 5가지

오세훈 재판이 2심의 마지막 문턱을 넘었습니다. 10월 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심 때와 똑같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10월 23일 전후로 2심 판결을 내릴 예정입니다. 1심이 선고한 벌금 1,000만원처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지 넉 달 남짓입니다. 그런데 요즘 서울시청보다 카메라가 더 많이 몰리는 곳은 서초동 법원 앞입니다. 2021년 보궐선거 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돌린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누가, 왜 냈느냐는 질문 하나가 5년이 지나 서울시장의 거취를 흔들고 있으니까요. 뉴스를 띄엄띄엄 보셨다면 “그래서 유죄야, 무죄야?”, “구형이랑 선고는 뭐가 달라?”, “벌금인데 왜 시장직을 잃어?”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실 겁니다. 이 글에는 사건의 출발점부터 1심 판결의 논리, 항소심에서 새로 등장한 녹음 파일, 10월 23일 선고 이후의 시나리오까지 한 줄로 꿰어 담았습니다. 법률 용어는 최대한 생활 언어로 풀어 두었으니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편하게 읽어 주세요.

오세훈 재판 항소심 결심, 10월 2일 법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10월 2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오 시장은 법정에 들어서며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는 말로 무죄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재판부는 10월 23일 전후 선고를 예고했으며, 같은 달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재판이 몰리면서 정치권은 이번 달을 ‘운명의 10월’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특검의 카드는 다시 징역 1년 6개월

10월 2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법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그리고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결심공판은 쉽게 말해 재판의 ‘최종 변론의 날’입니다. 검사 측이 마지막 의견과 함께 원하는 형량을 밝히고, 피고인 측이 최종 변론과 최후진술로 응수한 뒤 변론의 문을 닫는 자리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꺼낸 카드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는데, 지난 6월 17일 1심 결심 때 내놓았던 숫자와 정확히 같습니다. 당시 특검은 추징금 3,300만원도 함께 요청했고,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었습니다. 1심이 벌금형을 택했는데도 특검이 징역형 구형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건, 1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특검은 8월 항소심 첫 공판 때부터 1심의 일부 무죄 판단을 깨고 1심 구형대로 선고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오 시장은 법정으로 향하며 짧은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진실은 늘 밝혀지니 지켜봐 달라는 취지였습니다. 1심 결심 때 13분 가까이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특검석을 향해 “검사님들은 떳떳하시냐”고 여러 번 되물어 재판장의 제지를 받았던 장면을 떠올리면, 이번 출석길 발언은 훨씬 짧고 담담했습니다.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판결로 말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둔 모습이었죠.

구형과 선고는 다릅니다, 가격표와 영수증처럼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부분을 먼저 짚고 가겠습니다. 뉴스 헤드라인에 ‘징역 1년 6개월’이 큼지막하게 찍히면 마치 형이 정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구형은 검사가 법원에 “이 정도 형을 내려 주세요”라고 제시하는 의견일 뿐입니다. 판매자가 붙여 둔 희망 가격표에 가깝고, 실제로 얼마를 치를지는 판사가 영수증을 끊는 ‘선고’에서 정해집니다. 1심이 바로 그 예시였습니다. 특검은 징역형을 원했지만 법원은 벌금 1,000만원이라는 전혀 다른 영수증을 내밀었으니까요.

용어쉽게 말하면이번 사건에서는
결심공판양측이 마지막 주장을 마치고 변론을 닫는 날10월 2일 서울고법
구형검사 측이 원하는 형량, 일종의 희망 가격표징역 1년 6개월
선고판사가 실제로 내리는 형, 진짜 영수증10월 23일 전후 예정
확정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된 최종 결론대법원 판결 이후

선고가 나왔다고 끝도 아닙니다. 우리나라 형사재판은 1심, 2심, 3심이라는 세 번의 관문을 거치고, 대법원 판결이 나오거나 더 이상 다툴 방법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확정’됩니다. 시장직이 실제로 사라지는 시점은 2심 선고일이 아니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는 날입니다. 그러니 10월 23일 전후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오세훈 재판의 최종 결론까지는 고비가 한 번 더 남아 있습니다.

검찰청 폐지 첫날과 겹친 묘한 장면

이날 법정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10월 2일은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 체제로 바뀐 첫날이었는데, 재판부가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이 문제를 먼저 꺼냈습니다.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법정에서 변론하는 일의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변수를 줄이기 위해 특별검사보가 가능한 한 직접 변론을 맡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절차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꽤 의미 있는 대목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누가, 어떤 자격으로’ 공소를 유지했느냐가 상급심에서 다툼거리가 되기도 하거든요. 축구로 치면 경기 내용과 별개로 “그 선수 등록이 제대로 돼 있었냐”를 두고 몰수패 논란이 붙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재판부가 이 부분을 미리 짚은 건, 사건의 실체와 무관한 절차 문제로 결론이 흔들리는 일을 막으려는 신중함으로 읽힙니다.

선고는 10월 23일 전후, ‘운명의 10월’이라 불리는 이유

재판부는 이미 8월 21일 항소심 첫 공판 때 이르면 10월 23일에 선고하겠다는 일정을 밝혀 두었습니다. 이 날짜 뒤에는 특검법이 정한 시간표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적용되는 특검법은 1심 선고 뒤 3개월 안에 2심을, 2심 선고 뒤 3개월 안에 대법원 판결을 내리도록 못 박아 두었습니다. 7월 22일 1심 선고일에서 석 달을 세어 보면 딱 10월 하순이 나오죠.

정치권이 이번 달을 ‘운명의 10월’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 시장 사건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국민의힘이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걸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1심 결심공판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재판 일정이 이달에 한꺼번에 몰려 있습니다. 여기에 오 시장의 2심 선고까지 더해지니, 10월 한 달의 법원 판단이 내년 정치 지형을 미리 비춰 보는 거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세훈 재판이 유독 큰 관심을 받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만 잃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선거에 나설 자격 자체가 제한됩니다. 이번 판결은 ‘서울시장 오세훈’과 ‘대선 주자 오세훈’의 미래를 한꺼번에 가르는 갈림길입니다.

사건의 출발점, 2021년 보궐선거와 명태균 여론조사 3,300만원

이 사건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10건의 비용 3,300만원을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가 대신 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습니다. 특검은 이를 정치자금 부정 기부로 보고 있고,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대납을 부탁한 적도 없다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시계를 2021년 겨울로 돌려 보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5년 전으로 잠깐 돌아가야 합니다. 2021년 초, 서울시장 자리가 갑자기 비면서 4월 7일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안에서는 오세훈 전 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고, 경선을 통과한 뒤에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라는 또 하나의 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선도 단일화도 결국 여론조사로 결판나는 구조였으니, 캠프 입장에서 여론의 흐름을 미리 읽는 일은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였죠.

바로 이 무렵 창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무대에 등장합니다. 특검이 정리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명씨는 2021년 1월부터 2월 사이 오 시장과 관련된 여론조사를 모두 10차례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3건은 언론에 공표됐고, 나머지 7건은 공개되지 않은 이른바 ‘비공표 조사’였습니다. 그리고 이 조사 비용 3,300만원을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가 명씨 측에 보냈다는 것이 사건의 뼈대입니다.

법정에서 명씨는 오 시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나경원 후보를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캠프에 접근해 조작된 여론조사를 내밀었다가 지역·성별 분포가 맞지 않아 캠프에서 배제됐다고 반박합니다. 같은 장면을 두고 한쪽은 “부탁받아서 일했다”, 다른 쪽은 “쫓겨난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하는, 전형적인 진실 공방의 구도입니다.

등장인물부터 정리해 두면 훨씬 쉽습니다

정치 재판 뉴스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름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드라마를 볼 때 인물 관계도부터 확인하듯, 핵심 인물 다섯을 표 하나로 묶어 두겠습니다. 이 표만 머릿속에 넣어 두셔도 앞으로 나올 뉴스가 훨씬 쉽게 읽히실 겁니다.

인물위치사건 속 역할입장
오세훈2021년 보궐선거 후보, 현 서울시장(5선)여론조사 의뢰·비용 대납 공모 혐의혐의 전면 부인
강철원당시 비서실장,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명씨에게 의뢰한 통로로 지목혐의 부인
김한정사업가,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 송금스스로 판단해 낸 돈이라고 주장
명태균정치 브로커여론조사 실시, 핵심 진술자오 시장 측 의뢰가 있었다고 진술
민중기 특검이른바 김건희 특검팀검찰 수사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공모와 대납이 인정된다고 주장

눈여겨볼 점은 이 사건이 처음부터 특검 사건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원래 검찰이 수사하던 사안을 민중기 특검팀이 넘겨받아 재판에 넘겼습니다. 오 시장 측은 검찰이 오랫동안 결론을 내지 않다가 특검으로 넘겼고, 특검은 지방선거 시기에 맞춰 기소했다며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특검은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정치적 기소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재판 바깥의 이 공방은 지금도 양측 지지층의 시선을 가르는 중요한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은 왜 ‘대신 내준 돈’에 이토록 예민할까

“여론조사 결과 몇 번 받아 본 게 그렇게 큰일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자금법의 눈으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치자금법의 핵심은 정치에 쓰이는 돈이 반드시 정해진 통로로, 투명하게 기록되며 오가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후원금은 정해진 한도 안에서 후원회를 통해서만 받고, 선거에 쓴 돈은 회계 보고로 공개하도록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돈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치적 빚이 생기고, 그 빚이 나중에 이권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으려는 장치인 셈이죠.

쉬운 비유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회사 팀장이 중요한 미팅을 했는데, 그 자리의 식사비를 협력업체 사장이 조용히 계산했다고 해 봅시다. 팀장은 “그 사람이 계산한 줄 몰랐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감사팀은 “누가, 왜, 누구를 위해 돈을 냈는가”를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자금법이 보는 대납 문제도 같은 구조입니다. 후보에게 필요한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가 대신 냈다면, 그 돈은 사실상 후보에게 건넨 정치자금, 즉 기부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1심 재판부도 이 논리를 받아들였습니다. 후보가 의뢰한 여론조사는 정치활동에 드는 비용이니 정치자금에 해당하고, 그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면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이 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오세훈 재판의 승부처는 결국 두 가지 질문으로 좁혀집니다. 여론조사를 누가 의뢰했느냐, 그리고 김씨가 돈을 낸 것이 오 시장 측 요청 때문이었느냐. 오 시장 측은 김씨가 스스로 판단해 비용을 냈고, 자신은 사건이 불거진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재판 항소심 징역 1년 6개월 구형, 10월 23일 선고 전 꼭 알아야 할 쟁점 5가지
오세훈 재판 항소심 징역 1년 6개월 구형, 10월 23일 선고 전 꼭 알아야 할 쟁점 5가지

1심이 내린 벌금 1,000만원, ‘절반의 유죄’를 읽는 법

7월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하면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만 오 시장의 의뢰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의뢰 동기와 명씨 진술의 핵심 흐름을 받아들였지만, 직접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유죄를 인정했다는 반론도 법조계에서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

선고 당일의 숫자들

7월 2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열었습니다. 특검법에 따라 이 장면은 방송으로 중계되기도 했죠. 결과는 벌금 1,000만원에 추징금 2,100만원이었습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은 벌금 300만원, 비용을 낸 김한정 씨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특검 구형(1심)1심 선고
오세훈 서울시장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3,300만원벌금 1,000만원, 추징금 2,100만원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징역 1년벌금 300만원
김한정 씨징역 1년벌금 500만원

숫자만 보면 “징역 대신 벌금이니 선방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에게 이 벌금 액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되는데, 1,000만원은 그 기준선의 10배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재판부도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에게는 공직 자격을 잃는 형이 마땅하다는 취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형량을 정하면서 ‘시장직 상실’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염두에 뒀다는 뜻입니다.

10건 중 5건만 인정된 이유

1심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절반의 유죄’라는 점입니다. 특검은 명씨가 2021년 1~2월에 진행한 여론조사 10건, 3,300만원어치 전부를 문제 삼았지만 재판부는 이 가운데 5건, 금액으로는 2,100만원어치만 오 시장이 의뢰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추징금이 3,300만원이 아니라 2,100만원으로 정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무죄 취지로 판단됐고, 특검이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 부분을 깨 달라”고 요구하는 지점이 바로 이곳입니다.

재판부가 선을 그은 기준을 거칠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명씨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과장되거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도 있어서 통째로 믿을 수는 없다. 오 시장에게서 의뢰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 관한 이야기도 믿기 어렵다. 그러나 오 시장 측과 연락이 닿은 직후 한 달 만에 여론조사가 재개된 점,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이 협조적인 태도로 자료를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적어도 일정 시점 이후의 조사는 오 시장의 의뢰로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퍼즐 맞추기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완성된 그림을 찍은 사진, 그러니까 “오 시장이 조사를 의뢰하는 녹음”이나 “대납을 지시한 문자” 같은 직접 증거는 없었습니다. 대신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보니 그림의 절반쯤은 또렷하게 보이더라는 게 1심의 판단입니다. 윤곽이 흐릿한 나머지 절반은 유죄로 단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판부 나름대로 엄격한 선을 그은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짚은 ‘동기’와 ‘감춘 이유’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길 동기가 충분했다고 봤습니다. 당내 경선과 야권 단일화라는 두 번의 여론조사 승부를 앞둔 후보라면 판세를 미리 확인하고 싶어 할 이유가 분명했다는 겁니다. 김한정 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냉정했습니다. 당시 김씨는 명씨는 물론 명씨 측 실무자였던 강혜경 씨와도 전혀 모르는 사이였으니, 오 시장 측의 요청이 없었다면 굳이 돈을 보낼 이유가 없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판결문에서 가장 날이 서 있던 부분은 ‘은밀함’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비용을 내는 과정을 감춘 데에는 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를 마치 일반 조사처럼 공표하려는 목적까지 얽혀 있었다는 판단이었죠. 여기에 여러 해 서울시장을 지내며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범행을 주도했고, 재판 내내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양형에 반영됐습니다. 2,100만원이라는 금액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판결 직후, 엇갈린 반응

선고 직후 오 시장은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곧바로 항소 방침을 밝혔고, 7월 28일 실제로 항소했습니다. 그는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추론만으로, 명씨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는 전제 아래 유죄가 선고됐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재판부 스스로 명씨 진술의 일관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오 시장이나 강 전 부시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녹취나 문서 같은 명시적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는 겁니다. 이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재판의 대원칙과 어긋난다는 지적, 나아가 개연성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이어졌습니다.

반대쪽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 형사재판에서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여러 간접 증거를 종합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면 유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1심은 명씨 진술 가운데 믿기 어려운 부분은 걸러 내고 정황이 받쳐 주는 부분만 인정하는 방식을 택했고요. 오세훈 재판 항소심의 관전 포인트도 결국 여기서 갈립니다. 간접 증거로 맞춘 퍼즐이 합리적 의심을 넘어설 만큼 단단한지, 아니면 군데군데 빈틈이 있는지를 2심 재판부가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핵심입니다.

항소심 최대 쟁점, “오세훈은 모른다” 녹음 파일과 증거 공방

항소심에서는 명씨가 2021년 3월 김씨와 통화하며 오 시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 파일이 탄핵증거로 채택되면서 판이 다시 흔들렸습니다. 오 시장 측은 이 녹음과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앞세워 무죄를 노리고, 특검은 녹음이 선별·편집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8월 21일, 같은 법정에 선 두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은 8월 21일에 열렸습니다. 이날은 묘한 장면이 연출됐는데요,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2심도 같은 재판부에서 같은 날 시작된 겁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가 두 사건을 나란히 맡게 되면서, 두 사건이 어떤 결론을 받아 들지 함께 지켜보는 시선도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며 실체적 진실을 밝혀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단은 1심 판결의 약한 고리를 세 갈래로 파고들었습니다. 첫째, 1심이 존재 자체가 입증되지 않은 통화를 전제로 유죄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것. 둘째, 유죄 증거로 쓰인 명씨의 카카오톡 대화는 창원지검이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압수한 것이어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것. 셋째, 특검의 수사와 기소 자체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김한정 씨 측도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씨가 자기 명의로 돈을 보냈고, 명씨와 직접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여론조사 결과도 직접 받아 봤다는 겁니다. 정말 대납 요청을 받은 것이었다면 이렇게 자기 이름을 그대로 드러내며 움직였겠느냐는 논리죠. 오 시장을 위해 대신 낸 돈이 아니라 김씨 본인이 궁금해서 의뢰하고 비용을 치른 ‘독자적 행동’이었다는 것이 김씨 측 주장의 핵심입니다.

“오세훈은 모른다” 녹음, 판을 흔든 한 문장

항소심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건 녹음 파일 하나였습니다. 2021년 3월 명씨가 김씨와 통화하면서 오 시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녹음인데요. 재판부는 이 파일이 불법으로 얻어졌거나 조작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며 탄핵증거로 채택했습니다.

‘탄핵증거’라는 말이 낯서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의 그 탄핵이 아니라, 상대방 진술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쓰는 증거를 말합니다. 탄핵증거는 그 자체로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용도가 아니라, 특정 증인의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검증 도구입니다. 도자기에 금이 갔는지 확인하려고 살짝 두드려 보는 작은 망치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명씨의 진술이 1심 유죄 판단의 중요한 기둥이었던 만큼, 그 기둥에 금이 가 있는지 확인할 도구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오 시장 측은 이 대화야말로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지급이 김씨와 명씨 두 사람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명씨는 최근 재판부에 진술서를 내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습니다. 그 발언이 오 시장이 여론조사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뜻은 아니었고, 당시 대화의 맥락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야권 단일화 문제였다는 취지입니다. 같은 문장 하나를 두고 해석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갈리니, 2심 재판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겠죠.

특검의 반격과 법정에 선 증인들

특검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특검은 녹음 파일이 대화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골라 제출됐을 가능성, 그리고 편집됐을 가능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가 진행된 경과, 휴대전화에서 확인되는 여론조사 자료, 명씨가 조사 결과를 유리하게 손본 정황 등을 종합하면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의 공모, 김씨의 대납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맞섰습니다. 1심의 벌금 1,000만원은 너무 가볍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여러 명의 증인을 채택해 신문을 진행했고, 9월 4일과 11일, 16일 공판을 거쳐 10월 2일 결심에 이르렀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을 이끌던 비대위원장이었던 만큼, 경선과 단일화 국면의 당 안팎 사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입니다.

정치인 재판에서 증거가 얼마나 단단해야 유죄가 나오는지는 일반 독자에게도 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바로 하루 전인 10월 1일에는 검찰이 벌금 100만원을 구형한 정치인 사건에서 법원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비교해서 읽어 보고 싶으시다면 한덕수 1심 무죄, 광주 1000원 식당 150만원 기부 사건을 함께 보시면 ‘벌금 100만원’이라는 숫자가 정치인에게 얼마나 무거운 의미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오 시장이 ‘공소기각’ 대신 원한 것

지금까지의 공방을 정리하면 2심 재판부의 책상 위에는 세 가지 질문이 올라가 있습니다. 녹음 파일을 반영했을 때 명씨 진술을 여전히 믿을 수 있는가,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쓸 수 있는가, 그리고 특검의 기소가 애초에 정당한 범위 안에 있었는가. 이 가운데 세 번째 질문이 받아들여지면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재판 자체가 끝나는 ‘공소기각’ 판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오 시장 본인의 태도입니다. 1심 결심 때 강 전 부시장과 김씨 측이 공소 제기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며 공소기각을 주장하자, 오 시장은 오히려 공소기각이 아니라 실체적 판단을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절차상의 흠으로 재판을 끝내기보다 “했느냐, 안 했느냐”를 정면으로 가려 정치인으로서 떳떳함을 인정받겠다는 뜻이죠. 오 시장에게 이번 2심은 단순히 형량을 줄이는 싸움이 아니라, 정치적 명예를 되찾느냐가 걸린 싸움인 셈입니다.

오세훈 재판 항소심 징역 1년 6개월 구형, 10월 23일 선고 전 꼭 알아야 할 쟁점 5가지
오세훈 재판 항소심 징역 1년 6개월 구형, 10월 23일 선고 전 꼭 알아야 할 쟁점 5가지

10월 23일 선고 시나리오, 시장직과 서울시정은 어떻게 되나

2심 결과가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대법원 확정 시 시장직을 잃고, 100만원 미만이나 무죄라면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특검법의 시간표대로라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 민선9기 서울시정은 당분간 사법 리스크를 안고 달려야 합니다.

모든 길은 ‘100만원’으로 통합니다

이번 오세훈 재판의 결말을 가늠할 때 기억해야 할 숫자는 딱 하나, 100만원입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공직 자격을 잃는 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2030년 전후까지 어떤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정치인에게는 사실상 정치 시계가 멈추는 셈이죠.

2심 결과의미시장직(대법원 확정 시)
항소 기각, 벌금 1,000만원 유지1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상실
감경됐지만 벌금 100만원 이상일부 유리해졌으나 기준선 위상실
벌금 100만원 미만큰 폭으로 감경유지
무죄 또는 공소기각1심 판단이 뒤집힘유지
징역형(특검 구형 수용)1심보다 무거워짐상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 시장이 자리를 지키려면 2심에서 상당히 큰 반전이 필요합니다. 1심 벌금이 기준선의 10배였으니 ‘조금 깎이는 정도’로는 결과가 달라지지 않거든요. 오 시장 측이 형량 다툼보다 무죄 입증에 모든 힘을 쏟는 이유도 바로 이 구조에 있습니다. 반대로 특검은 일부 무죄 부분까지 유죄로 뒤집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오해하지 마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2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측 모두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오 시장이 시장직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10월 23일 선고 다음 날 서울시장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특검법 ‘6·3·3’ 시간표, 최종 결론은 언제쯤

일반 형사사건이라면 대법원까지 가는 데 1년, 길면 2~3년도 걸립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다릅니다. 특검법이 1심 6개월, 2심과 3심 각 3개월이라는 이른바 ‘6·3·3’ 시간표를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2심 선고가 10월 하순에 나오면 대법원은 그로부터 3개월 안에 결론을 내야 하니, 최종 판단은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무렵에는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꼭 알아 두실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새로 따지는 곳이 아니라, 하급심이 법을 제대로 적용했는지를 살피는 곳입니다. 명씨 진술을 믿을지, 녹음 파일을 어떻게 해석할지 같은 ‘사실 판단’은 사실상 2심이 마지막 무대라는 뜻이죠. 그래서 법조계에서는 10월 23일 전후의 2심 선고가 사실상 이번 사건의 결론에 가장 가까운 판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위법수집증거나 특검 수사 범위 같은 법리 쟁점은 대법원에서도 다시 다퉈질 수 있습니다.

만약 대법원에서 시장직 상실형이 확정된다면, 통상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되고 남은 임기에 따라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 있습니다. 2021년 보궐선거에서 시작된 사건이 또 다른 보궐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묘한 데자뷔를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민선9기 서울시정, 그리고 우리 생활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고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주택 공급, 한강 르네상스, 기후동행카드, 정원도시 같은 지난 5년의 성과를 앞세웠죠. 그런데 민선9기 출발과 동시에 사법 리스크가 시정 한가운데로 들어왔습니다. 당장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는 100대 과제 가운데 어떤 사업에 얼마를 쓸지를 서울시의회와 협의해야 하는데, 서울시의회 안팎에서도 10월의 사법 판단과 시의회와의 협치가 초반 시정 동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장의 거취가 불투명하면 장기 프로젝트일수록 속도가 떨어지기 쉽습니다. 몇 년에 걸쳐 진행되는 정비사업이나 대형 인프라 사업은 결재권자가 바뀔 수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관련 부서와 민간 파트너가 몸을 사리게 되거든요. 서울 시민 입장에서 이번 판결은 정치 뉴스가 아니라, 내가 사는 동네의 재개발 일정과 교통 정책의 속도에까지 닿을 수 있는 생활 뉴스입니다.

사실 시장이 누구냐보다 서울 시민의 지갑에 더 직접 닿는 문제도 있습니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체감될 만큼 커졌거든요. 정치 뉴스를 보다가 문득 우리 집 세금이 궁금해지셨다면 재산세 과세표준 계산법 2026에서 공시가격 구간별 실제 세액을 한번 확인해 보세요. 오세훈 재판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내 고지서의 숫자는 미리 알아 두는 편이 마음 편하니까요.

마치며

오세훈 재판은 이제 10월 23일 전후 2심 선고라는 사실상의 마지막 사실 판단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특검은 징역 1년 6개월을 다시 꺼내 들었고, 오 시장은 “오세훈은 모른다”는 녹음 파일을 무기로 1심의 ‘절반의 유죄’를 뒤집겠다는 각오입니다. 벌금 100만원이라는 기준선 하나에 5선 서울시장의 임기와 차기 대권 행보가 함께 걸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대법원 확정 전까지 시장직은 유지되니, 선고 당일 헤드라인 한 줄만 보고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선고 결과가 나오면 판결 이유와 이후 전망까지 다시 차분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