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대훈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영예이자 상징적 가치를 담은 훈장입니다. 2025년 10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최초로 무궁화대훈장을 받으며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최근 금값 급등으로 제작비 중 금값만 1억 3천만원을 넘는 이 훈장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예술품입니다. 참고로 최종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서는 별도 포스팅으로 다뤘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무궁화대훈장이란 무엇인가
무궁화대훈장은 1949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상훈법 제정과 함께 만들어진 훈장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훈장입니다. 상훈법 제10조는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의 최고훈장으로서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대통령의 배우자, 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도 수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상훈제도는 훈장을 최고의 정점으로 하여 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각 중앙행정기관장 표창의 순으로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헌법 제80조는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훈장 기타의 영전을 수여한다”라고 정하고 있어, 영전수여권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무궁화대훈장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추천하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확정하게 됩니다. 첫 번째 수훈자는 1949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이었으며,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 무궁화대훈장을 받는 전통이 이어져왔습니다.
외국인에게 무궁화대훈장이 처음 수여된 것은 1964년입니다.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이 최초 수훈자였는데, 당시 독일은 한국에 1억 4천만 마르크 차관을 제공하며 경제개발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이후 외국 정상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실제 공적보다는 양국 간 외교 관계 강화의 상징적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특히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남북한 수교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에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동 지역 국가 정상들에게 무궁화대훈장이 다수 수여되었습니다.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약 90여 명의 외국 정상 및 배우자가 무궁화대훈장을 받았습니다.
2025년 10월 29일은 무궁화대훈장 역사에서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국빈 방한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미동맹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궁화대훈장 수여는 때때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스스로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이른바 셀프 수여가 정치 양극화 속에서 공방의 소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통상 대통령 취임 시점에 받는 것이 관례였으나, 공적을 따져야 하는 서훈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말로 수여 시기를 미뤘으며, 퇴임 시 무궁화대훈장을 받았습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임기를 마쳐 무궁화대훈장을 받지 못한 유일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무궁화대훈장의 구성과 상징
무궁화대훈장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압축적으로 담아낸 예술작품입니다. 상훈법 제27조에 따르면 무궁화대훈장은 경식훈장(목걸이)과 대수로 된 정장 및 부장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약장 및 금장을 둘 수 있습니다.
경식장은 목에 거는 목걸이 형태의 훈장이며, 정장은 어깨에 거는 부분, 부장은 가슴에 다는 별 모양 장식, 금장은 옷깃에 다는 작은 뱃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착용하면 왕이나 황제의 의상처럼 위엄 있고 화려한 모습이 완성됩니다.
무궁화대훈장의 각 장식에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봉황은 대통령을 상징하며, 옛날부터 최고 지도자를 나타내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태양지는 국위선양을 상징하고, 홍대지는 노고가 빛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관은 최고 지위를 표현하며, 점쇄환은 국민의 결속을 뜻합니다. 서접은 상서로운 기운을 담고 있고, 무궁화판은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을 상징합니다. 태극 문양은 대한민국 그 자체를 대표하며, 월계엽환은 평화와 자유의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고대 올림픽에서 우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워줬던 것처럼, 승리와 영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붉은색 수는 정열과 투지를 상징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적인 기질을 표현합니다. 이처럼 무궁화대훈장은 하나하나의 장식이 모두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화려한 장식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국민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문화유산입니다.
무궁화대훈장의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 아름다움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각 요소가 담고 있는 상징성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명확히 드러내며, 이를 받는 사람에게 큰 영예와 함께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특히 외국 정상에게 수여될 때는 대한민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문화외교의 도구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궁화대훈장의 제작 과정
무궁화대훈장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훈장은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을 만드는 곳이기도 한 한국조폐공사는 경북 경산에 위치한 화폐본부에서 훈장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필요한 소요를 분기별로 한국조폐공사에 주문하며, 자체적으로도 예비 물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궁화대훈장의 제작 기간은 통상 2세트 기준으로 약 두 달이 소요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된 무궁화대훈장은 갑작스러운 수여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제작된 비축용 세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궁화대훈장 제작은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순도 99.9퍼센트의 순은을 녹여 은괴를 만든 뒤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이어서 은판에 모양을 찍고 나머지 부분을 떼내는 타발 과정을 거칩니다. 마치 쿠키를 만들 때 틀로 찍어내는 것과 비슷한 과정입니다.
이제 색을 입히는 칠보 과정을 거칩니다. 칠보는 금속 표면에 유리질의 색을 입히는 전통 공예 기법으로, 화려한 색상과 광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 기법과 현대적 기술이 결합되어 무궁화대훈장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훈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칠보 과정 후에는 순금 도금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무궁화대훈장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검수, 조립, 포장을 하면 무궁화대훈장이 완성됩니다.
무궁화대훈장은 최고 훈장인 만큼 사용되는 귀금속의 양도 상당합니다. 금 190돈(712.5그램), 은 110돈(412.5그램)에 루비, 자수정, 칠보 등이 사용됩니다. 최근 금값 급등으로 무궁화대훈장 제작에 쓰이는 금값만 약 1억 3천만원(2025년 10월 29일 기준)을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퇴임 시 받은 무궁화대훈장의 세트당 가격인 6823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입니다. 금값의 상승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무궁화대훈장의 가치는 단순히 재료비로만 평가할 수 없습니다. 오랜 경험을 가진 장인들의 손길과 정교한 수작업이 더해져 예술적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궁화대훈장에 담긴 상징성과 역사성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지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을 상징적 색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날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황금 골프공을 선물한 바 있습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무궁화대훈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도 부합하며, 한미동맹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외교적 선물로서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훈제도와 훈장의 종류
헌법 제11조는 훈장에 대해 “어떠한 특권도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훈장이 명예로운 인정의 표시이지 특별한 권리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무궁화대훈장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영예이지만 이를 받았다고 해서 법적인 특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무궁화대훈장 외에도 대한민국에는 분야별로 12종류의 훈장이 존재합니다. 건국훈장은 건국 공로나 국가 유지 공로를 인정받은 이들에게 수여되며, 국민훈장은 국민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주어집니다. 무공훈장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이들에게, 근정훈장은 공무원에게, 보국훈장은 국가 안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각각 수여됩니다.
수교훈장은 외교 분야, 산업훈장은 산업 발전, 새마을훈장은 새마을운동,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 체육훈장은 체육 발전, 과학기술훈장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됩니다.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한 11종의 훈장은 각 5등급으로 구분됩니다. 예를 들어 국민훈장에는 동백장, 무궁화장, 모란장, 목련장, 석류장이 있습니., 과학기술, 국제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여자에게 훈장이 확대 적용되고 있습니다. 사회 변화에 따라 공로 인정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상훈의 추천은 중앙행정기관의 장 등이 행하며, 공적이 허위로 판명됐을 때 등 일정 요건에 해당될 경우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서훈을 취소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훈대상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6년에 발간한 우리나라 서훈 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안 자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현직 대통령 또는 총리가 이취임식 또는 재임 중 최고 훈장을 받습니다. 반면 미국은 퇴임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수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영국과 일본도 국왕이 퇴임한 전 총리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역대 수훈자 명단
정부 공식 사이트에는 상세 명단이 공개되어 있지 않아, 신뢰도 높은 언론사 출처를 바탕으로 확인된 정보를 표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대통령
| 순번 | 이름 | 수여 연도 | 수여일 | 비고 |
|---|---|---|---|---|
| 1 | 이승만 | 1949년 | 8월 15일 | 무궁화대훈장 1호 |
| 2 | 윤보선 | 1960년 | 8월 13일 | |
| 3 | 박정희 | 1963년 | 12월 17일 | |
| 4 | 최규하 | 1979년 | 12월 7일 | 12.12 군사반란으로 하야 |
| 5 | 전두환 | 1980년 | 8월 29일 | 무궁화대훈장 외 모든 훈장 취소 |
| 6 | 노태우 | 1988년 | 2월 25일 | 무궁화대훈장 외 모든 훈장 취소 |
| 7 | 김영삼 | 1993년 | 2월 23일 | |
| 8 | 김대중 | 1998년 | 2월 25일 | |
| 9 | 노무현 | 2008년 | 1월 28일 | 퇴임 직전 수여 |
| 10 | 이명박 | 2013년 | 2월 12일 | 퇴임 직전 수여 |
| 11 | 박근혜 | 2013년 | 2월 19일 | |
| 12 | 문재인 | 2022년 | 5월 3일 | 임기 말 수여 |
| 13 | 이재명 | 2025년 | – | 현직 대통령 |
| – | 윤석열 | – | – | 탄핵으로 미수여(유일) |
영부인
| 순번 | 이름 | 배우자 | 수여 연도 |
|---|---|---|---|
| 1 | 육영수 | 박정희 대통령 | 1967년 |
| 2 | 홍기 | 최규하 대통령 | 1979년 |
| 3 | 이순자 | 전두환 대통령 | 1980년 |
| 4 | 김옥숙 | 노태우 대통령 | 1988년 |
| 5 | 손명순 | 김영삼 대통령 | 1993년 |
| 6 | 이희호 | 김대중 대통령 | 1998년 |
| 7 | 권양숙 | 노무현 대통령 | 2008년 |
| 8 | 김윤옥 | 이명박 대통령 | 2013년 |
| 9 | 김정숙 | 문재인 대통령 | 2022년 |
확인된 주요 외국 정상
| 순번 | 이름 | 직책 | 국가 | 수여 연도 | 수여일 | 비고 |
|---|---|---|---|---|---|---|
| 1 | 하인리히 뤼브케 | 대통령 | 서독 | 1964년 | 12월 8일 | 외국인 최초 |
| 2 | 빌헬미네 뤼브케 | 영부인 | 서독 | 1964년 | 12월 8일 | 외국인 최초 |
| 3 | 푸미폰 아둔야뎃 | 국왕 | 태국 | 1966년 | 2월 10일 | |
| 4 | 시리낏 끼띠야콘 | 왕비 | 태국 | 1966년 | 2월 10일 | |
| 5 | 장제스 | 총통 | 중화민국 | 1966년 | 2월 15일 | |
| 6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 대통령 | 필리핀 | 1981년 | 7월 6일 | |
| 7 | 이멜다 마르코스 | 영부인 | 필리핀 | 1981년 | 7월 6일 | |
| 8 | 수하르토 | 대통령 | 인도네시아 | 1981년 | 6월 25일 | |
| 9 | 엘리자베스 2세 | 여왕 | 영국 | 1986년 | 4월 10일 | |
| 10 | 보두앵 | 국왕 | 벨기에 | 1986년 | 4월 16일 | |
| 11 | 에마뉘엘 마크롱 | 대통령 | 프랑스 | 2007년 추정 | – | |
| 12 | 도널드 트럼프 | 대통령 | 미국 | 2025년 | 10월 29일 | 미국 대통령 최초 |
마치며
무궁화대훈장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최고의 훈장으로,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역사와 문화, 외교적 메시지를 담은 상징물입니다. 1949년 이승만 대통령을 1호 수훈자로 시작하여 2025년 현재까지 역대 대통령과 약 90여 명의 외국 정상에게 수여되었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이 수여되며 미국 대통령 최초의 수훈자로 기록되었고, 이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한국조폐공사의 장인들이 정교한 공정을 거쳐 두 달 동안 정성스럽게 제작하는 무궁화대훈장은 금 712.5그램, 은 412.5그램에 루비와 자수정, 칠보 등이 사용되어 최근 금값만 1억 3천만원을 넘는 귀중한 예술품입니다.
봉황, 태극, 월계엽환 등 각 장식에 담긴 상징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가치관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며, 이를 받는 이에게 영예와 함께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무궁화대훈장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서 외교와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될 것이며, 그 역사적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