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제분업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2026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심의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담합 관련 매출액만 5조 8,000억 원에 달하며, 최대 1조 1,6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의 배경, 담합 내용, 예상 제재, 소비자 영향, 향후 절차까지 한눈에 정리해드립니다.
20년 만에 다시 열린 밀가루 담합 심판대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년 전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그 기억
2006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제분·동아제분·CJ 등 8개 밀가루 회사가 2000년부터 약 6년간 가격과 공급량을 담합해왔다고 밝히며 43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6개사와 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이 가격을 5차례 담합해 인상하면서 밀가루 가격이 6년 사이 40%가량 올랐고, 소비자 피해액은 4,000억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법원에서는 밀가루 담합으로 인해 비싸게 원료를 구매한 삼립식품 등 제빵·제과업체들의 손해도 인정되었으며, 2012년 대법원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삼립식품에 약 14억 7,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확정 판결했습니다.
반복되는 역사, 담합의 재발
담합 제재가 이루어진 지 20년이 지난 2019년, 밀가루 시장에서는 또다시 조직적인 담합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88%를 차지하는 7개 제분업체가 가격과 물량을 공동으로 조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과점하고 있다 보니, 담합이 성사되면 시장 내에서 경쟁을 통한 자정 작용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한편, 이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와 맞물립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제분업체들은 합리적인 이유를 내세우면서도 그 내부에서 인상 폭과 시기를 맞추는 방식으로 담합을 지속했다는 것이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입니다.
설탕 담합 이후 밀가루로 이어지는 민생물가 조사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은 최근 강화된 민생물가 카르텔 단속 기조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공정위는 2025년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설탕 3사의 담합에 대해 총 4,083억 원이라는 역대 2번째로 큰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어 밀가루 시장으로 조사를 확대하면서, 공정위가 생활필수품 가격 담합에 대해 전방위적인 제재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이재명 대통령도 “담합은 암적 존재”라고 직접 발언할 만큼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사건입니다.
7개사가 6년간 저지른 담합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의 핵심은 6년간 지속된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담합입니다.
담합 대상 업체와 기간
이번 사건의 피심인은 아래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입니다.
| 업체명 | 시장 내 역할 |
|---|---|
| CJ제일제당 | 국내 최대 식품기업 밀가루 사업부 |
| 대한제분 | 국내 최대 전문 제분업체 |
| 사조동아원 | 제분·식품 계열사 |
| 삼양사 | 식품·화학 복합기업 |
| 대선제분 | 전문 제분업체 |
| 삼화제분 | 전문 제분업체 |
| 한탑 | 제분업체 |
이들 7개사의 국내 B2B 밀가루 판매시장 점유율은 무려 88%에 달합니다. 담합 기간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으로, 이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가격과 물량 배분을 공동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입니다.
담합의 구체적인 방식
공정위가 밝힌 담합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가격 담합입니다. 업체들이 밀가루 납품 가격을 올릴 때 인상 폭과 시기를 사전에 서로 맞추는 방식으로 경쟁을 배제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업체가 먼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이 동시에 비슷한 폭으로 가격을 올리는 식의 신호 조율이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물량 배분 담합입니다. 각 수요처(제과·제빵·라면 등 제조사) 별로 어느 업체가 얼마나 공급할지를 미리 나눠 갖는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이 결합되면서, 수요처 기업들은 더 낮은 가격의 공급사를 선택할 기회 자체가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라면·빵·과자 등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었다는 것이 공정위 심사관의 결론입니다.
과거 사례에서 본 소비자 피해 — 담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2006년 담합 당시 밀가루 가격은 6년간 40%가량 올랐고, 소비자 피해액은 관련 매출의 10%만 잡아도 4,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담합 관련 매출액은 5조 8,000억 원으로 그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소비자와 수요처가 입은 실질적 피해 역시 수천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법원도 2012년 판결에서 밀가루 가격 인상분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했더라도, 밀가루를 직접 구매한 제빵·제과업체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이번 사건에서도 수요처 업체들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공정위 심의 절차 — 지금 어떤 단계이고, 앞으로 어떻게 되나?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를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심의 절차 한눈에 보기
공정위의 카르텔 사건 처리 절차는 검찰의 기소 과정과 유사합니다. 각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내용 | 현재 상태 |
|---|---|---|
| 1단계: 현장조사 | 공정위, 업체 사무실 현장 출입 조사 | ✅ 완료 (2025년 10월) |
| 2단계: 심사보고서 작성 | 심사관이 위법 사실·조치 의견 정리 | ✅ 완료 |
| 3단계: 심사보고서 송부 | 피심인(7개사)에 보고서 전달 | ✅ 완료 (2026년 2월 19일) |
| 4단계: 피심인 의견 제출 | 업체들이 반박 의견서 제출 (8주 이내) | 🔄 진행 중 |
| 5단계: 전원회의 | 위원회가 최종 제재 수위 결정 | ⏳ 예정 |
| 6단계: 제재 확정 | 과징금·시정명령·가격 재결정 명령 확정 | ⏳ 예정 |
심사보고서 – 검찰의 공소장과 같은 역할
2026년 2월 19일, 공정위 사무처는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같은 날 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심의 절차가 공식 개시됐습니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문서로,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 사실, 위법성 판단, 조치 의견 등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의견일 뿐,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는 않습니다. 피심인 업체들은 심사보고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8주 이내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전원회의 – 최종 판단의 무대
피심인들의 의견 제출이 완료된 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과징금 부과 여부, 규모, 시정명령 내용 등을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신속히 전원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입니다. 의견 제출 기간(8주)과 전원회의 준비 일정을 감안하면, 최종 결론은 2026년 상반기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4개월 만에 마무리된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사
이번 조사는 2025년 10월 현장조사 착수 이후 약 4개월 만에 심사보고서 송부까지 완료됐습니다. 일반적인 공정위 카르텔 조사가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이는 공정위가 민생물가와 직결된 밀가루 담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인력과 역량을 집중 투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예상 제재 수위 | 최대 1조 1,600억 과징금과 가격 재결정 명령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제재의 규모와 성격입니다. 이번 사건은 두 가지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최대 1조 1,600억 원의 과징금 — 역대 단일 사건 최대 규모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카르텔(담합) 행위에 대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관련 매출액은 5조 8,000억 원으로 산정됐으므로, 단순 계산으로는 최대 1조 1,6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일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과징금의 두 배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다만 최종 과징금은 사업자별 가중·감경 사유, 자진신고 여부(리니언시), 협조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원회의에서 결정됩니다.
| 항목 | 2006년 밀가루 담합 | 2026년 밀가루 담합 |
|---|---|---|
| 담합 기간 | 약 5~6년 (2000~2005년) | 약 6년 (2019~2025년) |
| 담합 대상 업체 수 | 8개사 | 7개사 |
| 관련 매출액 | 4조 1,522억 원 | 5조 8,000억 원 |
| 부과 과징금 | 434억 원 | 최대 1조 1,600억 원 (예상) |
| 가격 재결정 명령 | 있음 | 있음 (20년 만에 재등장) |
| 검찰 고발 | 6개사 및 임원 5명 | 미정 (전원회의 후 결정) |
과징금 기준이 20년 전 매출액의 5%에서 현재 20%로 크게 강화된 것이 이번 예상 과징금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진 핵심 이유입니다.
20년 만에 부활한 ‘가격 재결정 명령’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가격 재결정 명령’입니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보고서에 과징금 외에도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했습니다. 가격 재결정 명령은 담합으로 높아진 가격을 원상복구하도록 강제하는 조치로, 공정위가 이를 부과한 것은 2006년 이후 20년 만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06년 당시 가격 재결정 명령 이후 밀가루 가격이 약 5% 인하됐다고 언급했습니다. 공정위는 통상 카르텔 사건에서 과징금과 향후 금지명령을 부과하지만,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서는 경쟁 회복을 위한 보다 실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시정명령과 추가 제재 가능성
과징금, 가격 재결정 명령 외에도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입니다. 2006년 사건에서는 법 위반 사실 공표, 재발 방지 명령 등이 시정명령으로 부과됐습니다. 이번에도 유사한 수준의 시정명령이 예상됩니다. 또한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수요처(제빵·제과·라면 업체 등)들이 담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2년 대법원 판결에서 이미 제빵업체의 밀가루 담합 피해가 인정된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영향과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공정위 밀가루 담합 심의 진행은 단순한 기업 간 법적 분쟁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 식탁 위 밥상 물가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밀가루 담합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경로
밀가루는 B2B 시장에서 주로 제과·제빵·라면·국수 업체에 납품됩니다. 담합으로 밀가루 납품 가격이 올라가면,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생산 원가가 상승합니다. 이 원가 상승분은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어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쉽게 말해,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으로 올리면 결국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사는 빵, 라면, 과자 가격도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번 담합 기간(2019~2025년)은 코로나 이후 생활물가가 급등했던 시기와 정확히 겹칩니다. 실제 소비자들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피부로 느끼던 바로 그 시기에 담합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가격 재결정 명령 이후 기대할 수 있는 변화
공정위가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면, 7개 제분사는 담합의 영향이 제거된 경쟁적 가격 수준으로 밀가루 납품 가격을 다시 책정해야 합니다. 2006년에는 이 명령 이후 약 5%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졌습니다. 5%라는 수치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밀가루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원자재의 가격 인하는 제과·제빵·라면 등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인상된 가격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된 후 해당 가격이 즉각 인하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시장의 반응과 수요처 기업들의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담합 피해 구제 — 소비자와 수요처가 알아야 할 법적 권리
공정거래법 제56조에 따르면, 담합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수요처 기업은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대법원은 밀가루 담합 피해를 입은 제빵업체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면서, “중간 소비자가 원가 상승분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했더라도 담합 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그대로 인정된다”는 중요한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도 밀가루를 대량으로 구매해온 제빵·제과·라면 업체들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정위의 전원회의 결정이 그 근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담합 — 구조적 문제는 없는가?
20년 전에 한 번, 그리고 또다시 같은 업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담합을 저질렀다는 점은 단순한 일회성 위반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시사합니다. 소수의 대형 제분업체가 시장의 88%를 과점하는 구조에서는 담합의 유인과 기회가 상시적으로 존재합니다. 공정위가 이번에 전례 없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까지 내리는 것은, 강력한 제재를 통해 재발 억제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과점 구조 자체에 대한 시장 경쟁 촉진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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